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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12. 15. 11:01 - 미스터빅샷

너무 화가나서 돈까스를 쓱싹쓱싹 썰어버렸다

 

근래에 짜증나고도 사람 진빠지게 하는 일이 계속되고있다. 팀원을 대표해서 홀로 스트레스를 받는 다는 것은

일개 부서의 장으로써 흔히 있는일이겠지만, 이번에는 좀 다르다. 회사의 오너라는 양반은 내 얘기를 당최 듣지를 않는다 (일개 중급병원이 직장)

업무보고를 하려고 해도 바쁘다는 핑계로 일을 차일피일 미루는 모습이...뭐랄까 무척이나 날 약 올리게한다. 어쩌면 일부러 날 길들이려고 하나??

라는 생각도 든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다보면 보고가 일부 누락되거나 혹은 피드를 받는자가 오해도 할 수 있다. 다 이해한다. 그런 부분들이

어느 누구 하나의 잘못으로만 생기지는 않으니까....그렇다면 꼬여진 매듭을 풀기 위해서는 대면을 해야 뭐라도 할 수 있을 것이 아닌가??

헌데 그러질 못하고 있다...당최 무엇이 잘못된걸까 계속 자문자답을 던진다.

 

어제도 늦게 갔다. 아침 출근 9시까지 퇴근은 6시지만, 나는 부서장이므로 정시에는 안간다. 특히나 요즘에는 무슨수를 써서라도 보고를

드려야 하기 때문에 배가 고파도 이성의 끈을 꽉 부여잡고 인내하고 또 인내한다. 진료예약 환자들이 서서히 줄어들어 갈 즈음에 난 다시 업무보고를

준비한다. 하지만 저녁 8시30분이 지나서도 보고를 하지 못했다. 자기 할 것 있다고, 보고 할 것있으면 나중에 오라고 당직 양반에게 전해들었다....

살다살다 이런 오너가 또 있을까 싶다...결론적으로 하루 12시간을 근무하고 소득없이 퇴근했다. 딱히 전쟁을 치룬것도 없는데 내 뱃속은 태평한 듯이

연신 꼬르륵 소리를 낸다. 화도 나고 짜증도 나도 스트레스 엄청 받는 와중에는 내 몸은 아주 정직한가 보다...그래 일단 밥이나 먹자.

 

 

 

집에서 먹기가 귀찮아, 역에서 내리고 시장쪽에 위치해 있는 5500원짜리 왕돈까스를 시켰다.

음식을 주문할 때, 따로 밥 많이 주세요 라고 한 것과 관계 없이 큰 돈까스만큼이나 밥도 많이 딸려나왔다. 그래....배고프니까 일단 썰어버리고 내일은

내일이 오면 그 때 생각하자. 연신 칼질을 했다. 썰어도 썰어도 왕돈까스는 당최 작아지지 않고, 개체가 계속 증가하는 느낌이었다. 뭐랄까 문제가 생기면

그 문제가 또 다른 문제를 불러오고 또또또 문제가 생기는...뭐 그런 느낌이랄까?? 원래 나도 음식 앞에서는 일 생각 안하지만 오늘은 자기전까지 생각이 났다.

그래도 배는 고팠던지 연신 돈까스를 먹어대는 내 모습이 참으로 한심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그렇게 하루를 마감하고 다음날을 맞이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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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날짜가 기입되지 않는 사직서를 준비 중이다. 사유는 대강썼다. 내 맘속에 있는 말을 고스란히 쓴다면...뒷 일은 누구도 감당 못할테니까.

누군가 그랬다. 평생 직장은 없고 가슴쪽에 사직서만이 존재할 뿐이라고....나 역시도 그러하다. 이상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