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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11. 9. 17:12 - 미스터빅샷

2015년 11월 8일 대학로 겐로쿠 우동 그리고....

 

지난 11월 8일, 비가 오는 둥 마는 둥 했던 일요일 하루...

여자친구와의 200일 전이기도 했던 어두컴컴했던 어느 일요일. 그녀와의 200일을 기념차 로이드에서 산

귀걸이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저녁을 맞이했고, 이윽고 어김없이 찾아온 식사시간. 혜화동 대학로의 어느 골목에 있던

우동집인 겐로쿠 우동에서 저녁을 먹기로 했다. 날씨가 아주 살짝은 춥기도 했던 것인지, 우동집 밖으로 약간의 행렬이 이어져있었다.

한 20~30분 정도 대기했나...? 아무튼 기다리는 와중에 내 여자친구인 그녀는 내 곁에 그리고 내품에 쏙 안긴채 기다리고 있었다.

사전에 주문을 받고, 직원의 콜에 따라 안으로 들어갔다.

 

 

그녀는 지도리우동 나는 니꾸우동을 시켰다. 아무튼 어마어마하게 양이 나와서, 살아생전에 한번에 단시간에 이렇게 많은 우동사리를

먹어본적이 있나 싶다. 어찌되었던 그녀와 나는 주문한 우동을 남김없이 다 먹어치웠다. 국물도 맛있고 우동면빨도 탱탱하고....사람들이

줄서서 먹을 만큼 이유는 왠만큼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저녁식사를 끝내고, 자리를 옴겨서 차한잔을 끝으로 그녀와의 200일 전 데이트를

마감했다.

 

위의 식사를 끝으로 일요일에 우리 커플은 이별했다. 정확히 말하면 그녀는 귀가후 내게 헤어짐을 고했다....

포스팅에 내용은 쓰지 않았지만, 식사를 하기전에 그닥 유쾌하지 못한 일이 있긴 했다. (편의상 비약) 나는 그녀와 헤어지기 싫어서

전화로 달래도보고 화도 내보고, 장문의 메세지까지 보냈다. 절대로 헤어질수도 없고 헤어지기도 싫었다. 하지만 그녀는 쉽게 허락해주지 않았다.

이미 여러번의 이별 고백이 있었지만,  그녀는 나같은 여자는 잊어버리고 좋은 사람 만나라고 장문의 메세지를 보내왔다. 오빠같이 착한남자는

나같은 여자와는 어울리지 않는다고....그동안 고마웠고 행복했었다고 마지막을 전해왔다.

 

불현듯 느낀사실이지만, 아무리 내가 잘해도 소용이 없는건가? 사랑하고 헤어지고...다시 또 누군가를 만나는게 요즘 세상에 지극히

뻔하고 뻔하다지만...그래도 마음속에 너무 깊이 새겨진터라 도무지 이해도 안가고 납득이 안되는 상황이다. 다시금 그녀에게 마지막 연락을

넣어봤지만 그녀의 대답은 미안해 그리고 잘지내 였다... 이게 그녀와의 마지막 대화였다. 솔직히 그녀의 일터로 찾아가 마지막으로 대면하고

싶었지만, 그녀 그리고 내자신이 너무나도 추잡해질까봐 그냥 한창 좋았던 기억으로 남기자 라는 생각으로 슬픈생각을 덮어버렸다.

 

사랑해서 헤어진다는게 이런 느낌이었던가? 아무튼 너무나도 즐겁고 행복했던 지난 199일의 추억...돌이켜 생각해보면 내 생애 이런날이

또 올까 싶다. 참으로 슬픈 날이지만 그래도 그녀와의 좋았던 날 그리고 마지막 날을 기억에서 지우고 싶지 않기에 이렇게 블로그를

빌어 조악한 글을 작성해본다. (누군가에게는 별일 아닐수도 있겠지만)

 

 

- 2015년 11월 9일, 어느 사무실 한구석에서 그리고 그녀가 없는 첫 날에 -